내 친구들은 종종 엄마차 끌고 나간다고 말하는데, 다른 집은 가족이 자동차를 잘 빌려주는지 궁금하다.
차를 끔찍이 아끼는 우리 할머니 아들 둘은, 딸(나)과 조카(나)에게도 차를 빌려주지 않는 냉혈한이다. 일일 보험 넣으면 되는데, 장롱 면허 소유자(나)가 먼 타국에서 운전을 해야 하는데도, 차는 딱 한번 빌려주었다.
지금에서야 이렇게 쿨하게 웃으며 ㅎㅎ 이야기를 하지만 그때는 곧 닥칠 미래에 해야 할 운전이 무서웠고 울 집 어른들한테 서운했다. 가족을 향한 애정과 차를 빌려주는 일은 다른 것임을 깨달았다. 아님 애정 미달...
운전이 익숙해진 이제는 빌리기를 포기하고 쏘카를 이용한다. ^^ 내 통장 빼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이다.
더 번창해서 편도 요금 저렴하게 해 주세요.... 평생 아빠한테 차 빌려 달라고 싫은 소리 안 해도 되게.
'차가 필요한 모든 순간'을 넘어 모든 이동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스트리밍 모빌리티 = 쉽게 풀어보면, 차, 자전거와 같은 이동수단을 소유하지 않아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슈퍼앱을 향해 가는 쏘카의 여러 기능 중, 가장 핵심 기능인 단기 카 셰어링 (쏘카존 대여, 여기로 부르기, 편도로 타기)만 분석해 보기로 하였다.
먼저, 각 퍼널에서 이탈의 요인들을 추려보고 그중 핵심 문제라고 생각하는 요인으로 추렸다. 대부분의 문제는 '차량 탐색 페이지'와 '예약 및 결제 페이지'에서 발견했다.
화면 단위로 끊어서, 단기 쏘가 대여 완료까지의 플로우를 그려보자. 노란 표시를 해놓은 부분은 유저의 액션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화면과 유저 액션을 하나하나 따져보면서 어디서 이탈이 많이 발생하는지 혹은 정체가 생길지를 떠올려보면, 실제 기업 데이터를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문제 가설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메인 페이지: 가지러 가기, 여기로 부르기, 편도로 타기 중 1개를 선택한다.
- 탐색 페이지: 이용시간, 쏘카존(혹은 부름), 차량을 탐색하고 선택한다.
- 예약 및 결제 페이지: 예약, 반납 장소 확인 및 변경, 면책 상품 선택, 결제 수단 선택, 이용 금액 확인, 이용약관 동의, 결제한다.
팀원 모두가 핵심 문제라고 동의하는 5가지를 정하였다.
- 차량 대여 카테고리: 가지러 가기, 여기로 부르기, 편도로 타기를 말함
1. [메인 페이지]에서 차량 대여 카테고리가 다양해 ‘편도로 타기’의 차별성을 인지하기가 어렵다.
2. [탐색 페이지]에서 선택한 차량 대여 카테고리 및 시간과 부합하지 않는 차량 선택지가 노출되어 탐색 과정이 불편하다.
3. [탐색 페이지]에서 보이는 이용 요금과 결제 페이지에서 보이는 최종 비용이 달라 이탈을 유발한다.
4. [탐색 페이지]에서 UI의 한계로 여러 쏘카존을 들어갔다, 나갔다 반복하는 경우가 많아 탐색 과정에서 필요한 액션이 너무 많음
5. [예약/결제 페이지]에서 확인해야 하는 정보가 많아 부담스럽고 latency가 발생한다.
문제 가설을 몇 개 정의하고 이야기를 깊게 나누면서 1과 2번은 논의에서 빼기로 하였다.
'쏘카 PM은 왜 이렇게 했을까?'를 생각해 보고 기업의 의도가 유저의 불편함보다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 [메인 페이지]에서 차량 대여 카테고리가 다양해 ‘편도로 타기’의 차별성을 인지하기가 어렵다.
▶️ 사업적으로 중요한 '편도' 기능을 유저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굳이 메인페이지에도 노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 쏘카는 이미 서비스 플로우를 나누는 실험을 통해 성과를 경험했다. 쏘카존 서비스와 부름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TPO를 다르게 정의하고 그에 맞게 플로우를 나누었던 것처럼 편도 서비스 또한 굳이 따로 빼서 서비스 이해도를 높이고 플로우의 시작을 다르게 설정해 놓은 것이다. (참고: 쏘카 블로그: 쏘카 PM의 차량 예약 퍼널 단계 개선기)
2. [탐색 페이지]에서 선택한 차량 대여 카테고리 및 이용 시간에 부합하지 않는 차량 선택지가 노출(선택 불가능한 회색 영역으로 표시)되어 탐색 과정이 불편하다.
▶️ 차선책을 노출하여 가동률을 올리고 싶었을 것. 이용 시간이 아주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면 원하는 차량을 이용하기 위해 이용 시간을 살짝 조정해서 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 현재의 선택 조건에서 이용할 수 없지만, 다른 조건을 넣으면 해당 차량이 이용 가능한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ex. 쿠팡이 매진된 상품을 보여주는 이유)
위 두 가지 문제를 제외하고 나머지 3, 4, 5번 문제를 두고 Rice Scoring을 해 우선순위를 정했고,
[탐색 페이지]에서 UI의 한계로 여러 쏘카존을 들어갔다 나갔다 반복하는 경우가 많아 탐색 과정에서 필요한 액션이 너무 많은 문제를 선택하였다.
✅ Rice scoring
Backlog | Reach | Impact | Confidence | Effort | Rice Score |
탐색 페이지 (지도 선택) | 5 | 5 | 90% | 3 | 7.5 |
탐색 페이지 (가격) | 4 | 2 | 60% | 1 | 4.8 |
예약 및 결제 페이지 | 4 | 3 | 100% | 2 | 6.0 |
이 문제는 아래 첨부된 유저 테스트 영상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쏘카의 타깃 집단인 30대 남성에게 특정 상황과 미션을 정해 주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하였다.
쏘카존별 보유 차량을 확인하기 위해 위아래 스크롤, 지도 이동, 쏘카존 선택을 반복하는 행동을 볼 수 있다.
테스트 유저가 해당 행동이 딱히 불편하지 않다고 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팀은 이를 문제 후보로 올렸다. 말은 불편하지 않다고 하였지만 손은 특정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다음 퍼널로의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피로가 누적될 것이라고 보았다.
PM은 유저의 말과 행동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하였을까에 초점을 맞춰서 유저를 이해하는 깊이와 넓이를 키워야 한다.
퍼널 개선을 위해 내놓은 솔루션과 프로젝트 인사이트는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집니다.
'프로덕트 매니저' 카테고리의 다른 글
AI 프로덕트 매니저가 되기 위한 6가지 핵심 기술 + 예시 (아마존 프로덕트 헤드 출신 Aseem Dokania 글 번역) (2) | 2024.02.21 |
---|---|
리더와 실무진을 설득하는 PRD 작성 마스터하기 (ft. PO & PM Lounge) 회고 (0) | 2024.02.17 |
[스페이스클라우드] 2 - 역기획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인사이트 (0) | 2023.08.15 |
홍박사님을 아세요? 연습할 공간이 필요할 때 [스페이스클라우드] 역기획 (1) (0) | 2023.08.08 |
프로덕트 매니저의 문제 정의, 그리고 정체성 정의하기 (0) | 2023.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