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파이어드 Part 2부터는 내용이 많아져서 마인드맵이 커진다. 파트 2는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프로덕트 매니저에 대해서, 그리고 주요 동료 직군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대학교 교양 수업에서 하던 팀 프로젝트를 떠올려보면, 그 형태는 용병팀에 가깝다.
자료조사 - 자료 합쳐 내용 구성 - PPT 제작 - 발표로 각자 나뉘어 우리 팀 주장의 큰 그림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 없이 교수님이 만들라고 시킨 걸 만든다.
언뜻 각자 잘하는 걸 맡아서 그 일에만 집중하는 게 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팀의 목표를 모든 이들이 이해하며,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을 단단히 거친 팀이 최고라 생각한다. '동료도 나와 같은 이해를 가지고 과업을 진행 중일 거야'라는 믿음으로 나의 과업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미션팀이다.
고객 / 데이터 / 비즈니스 / 시장과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는 프로덕트 매니저의 책임이자 나머지 동료들이 PM이 해주길 바라는 일이다.
다른 직군의 이해관계자를 설득시키는 방법으로, 그들의 업무와 업무상 제약사항을 이해하고 그 제약사항을 반영한 솔루션을 제공하라고 알려준다. 실제로 제일 잘 먹혔던 방법이기도 하다.
팀의 전체 재고를 담당하는 SCM 동료와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참 사소한 사항으로 싸웠(?) 구나 싶다. 같이 일하는 동료끼리 크게 갈등을 겪을 일이 얼마나 자주 있으려고, 다 사소하게 싸우다. 근데 그게 쌓이면 제일 애매하다.
싸운 이유
1) 현재 남아 있는 재고로 버틸 수 있는 기간 (Day of supply)를 계산해서 이 수치로 소통한다. 예를 들어, '베스트셀러 A 상품 dos 10일밖에 안 남았네요. 최우선순위로 재고 보내주세요.' DOS는 보통 최근 n일간 판매된 수량을 기준으로 남아 있는 일수를 계산한다. 이커머스 채널에서는 최근 30일 판매량을 기준으로 계산한 DOS를 기본적으로 제공했는데, SCM 동료는 최근 7일 판매량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로 대화하자고 했다. 7일 판매량 기준이 최신 판매 트렌드를 반영하긴 하지만, 계산을 따로 해야 하고 막상 그렇게 계산해도 30일 판매량 기준치랑 며칠 차이가 안 나서 이해가 안 갔다. 이거 때문에 서로 내가 그걸 왜 계산해야 하냐, 내 일 아니다 vs 나도 그런 거까지 하나하나 계산할 시간 없다고 함 ㅎ
2) 내가 담당하고 있는 상품 중에서 꽤나 우선순위인 잘 팔리는 상품들 재고를 간당간당하게 보내줘서 전략적인 운영이 어려웠다.
메신저로 '말을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가요. 말을 왜 그렇게 하세요?'란 대화까지 주고받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이야기 좀 하고 싶다고 찾아갔다. 포인트는, 메신저에서는 살짝 감정적으로 주고받았을지라도 자리로 찾아갔을 때는 절대 티를 내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기분 나쁜 건 매한가지고 티 내는 사람이 진다. 짜증 내러, 알아달라고 찾아가는 걸로 비치지 말자. 목적은 동료와의 갈등을 해결하고 내가 원하는 바를 설득하기 위함이니까.
감정을 빼고 문제가 왜 발생했을지 솔직하게 그리고 존중 넘치게 이야기한다.
이야기하고 나온 문제의 원인은
1) 마케터/MD는 매출 증진이 우선이지만 SCM에게는 부진 재고 방지와 품절 관리가 중요했고 그걸로 평가받는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대표가 마케터가 재고가 부족하다고만 말하면 재고가 없다, 곧 0이다 수준으로 받아들여서 SCM 미팅에서 난리 난리를 치고 바로 그들의 예민 버튼이 되어버린 것.. 그래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수치를 근거로 본인들을 지키고 오해 없이 소통하기 위함이었다.
2) 마케터/MD인 내가 생각하는 담당제품의 우선순위와 전체 재고를 담당하는 SCM의 우선순위가 달랐다. 나한테는 소중한 내 새끼이지만 전체 매출 순서로 보면 생각보다 대단하지 않다. 그래서 바쁜 시기에는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중요한 상품군에 대한 이해선상을 맞추기 위해 같이 재고 관리 그룹을 분류화하고 그룹에 다른 적정 재고 수준을 같이 의논했다. 재고 관련 일이니까 SCM이 다 담당하고 짜는 게 아닌 각 상품 담당자의 의견도 실시간으로 반영해서 보다 넓은 관점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
SCM 동료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도 열이 받아서 팀 동료들에게 SCM 대신 그들의 입장 대변하고 다님. 그리고 SCM 동료는 내가 공격적인 마케팅도 할 수 있도록 상품 재고를 더 신경써주기로 하였다.
서로의 입장과 제약사항을 이야기하면 생각보다 많은 걸 이해하게 된다.
불필요한 감정 충돌이 잦아들고 매출은 오르니 더 원팀 스피릿~
회사는 알잘딱깔센 PM을 찾는다고 하는데 똑똑하고 창의적이며 문제 해결에 집요한 것이 PM의 알잘딱깔센이군..
제품 관리자는 CEO와 가장 비슷하지만 CEO와 달리 제품 관리자는 누구의 상사도 아니라는 문장이 머리에 박힌다. 결국 어떻게 잘 설득할 수 있을지, 어떤 지지를 받으며 일할 수 있을지가 프로덕트 매니저의 역량이다.
파트 2 끝 부분에 '사람의 확장'이라는 내용으로 리더십 C레벨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데 이 포스팅에서는 생략했다.
오늘의 내용을 활용하는 세 가지 방법
1. 서비스 분석 자료조사 할 때, 고객 / 데이터 / 비즈니스 / 시장과 산업 모두 보았나 체크
2. 의도적으로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를 이해하기 위한 공부, 대화하기
3. 지금은 당연하지만 그 당시에는 큰 도전이었던 '혁신' 사례 찾아보기
유아지경
sinkeee77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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